Epilogue

처음 옻칠이 된 가죽을 봤을 때, 이건 새로운 소재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죽의 새로운 가공법이라든지 페인트 발림이나, 염색을 하는 것과는 선을 긋고 있다고 할까요.
완전히 새로운 질감이며 소재로써도 정말 새로운 발견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다만 제작 공정만 듣는다면 뜬구름 잡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정말 괜찮은 걸까? 이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 작품을 만들 수 있는가. 너무나도 혁신적인 기술이라 「이거 어떻게 하죠?」라고 생각하게 하는 첫인상이었어요.

 

모토이케씨가 독립한 뒤 저의 갤러리 프로젝트 첫 전시회를 그에게 의뢰했는데, 「옻칠한 가죽은 출품하지 않겠다」라는 것이
저희 둘의 공통 의식이었어요.
왜냐하면, 아마도 그건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죠. 라이프 워크에 의한 포텐셜은 그 작품을 처음 본 순간 느꼈습니다. 동시에 이 가죽의 방향성을 생각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껴 둔다는 표현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소재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를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첫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소재로써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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